티스토리 뷰

반응형

영화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 - part 1

데드 레코닝의 뜻

영화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이 국내 개봉한 지 40일이 지났습니다. 현재까지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여전히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입니다. 특히 이번 영화는 에단 헌트의 마지막 미션으로 알려진 시리즈의 최종장 part 1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에단 헌트의 과거와 imf에 들어오기 전의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메인 빌런의 인간 부하 가브리엘이 에단의 과거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진짜 메인 빌런은 인공지능이었습니다. 엔티티라는 이름의 고성능 ai입니다. 그런데 영화 속 엔티티는 보안망을 다 뚫는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도 상당히 방어적으로 움직이는데,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열쇠가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능력을 보면 그냥 주요 정보부 인사를 싹 다 암살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약간은 의아한 부분입니다. 또한 굉장히 먼 미래의 수을 읽어내면서도 에단 헌트의 행동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합니다. 저는 마치 엔티티가 에단 헌트를 자신이 있는 곳으로 부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매트릭스 3 레볼루션이 연상되는 부분이었습니다. 매트릭스의 설계 프로그램 아키텍트는 인류의 구원자 네오를 자신에게 오게끔 만들었고, 인간의 노력으로만 보이던 것들이 사실은 기계가 만든 함정이자 계획된 도착점이었던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엔티티 역시 수많은 변수를 계산해서 미래를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에단 헌트가 두 개의 열쇠를 모두 가지고 자신에게 오도록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에단이 이 힘을 원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사람이자, 이 불가능한 미션을 해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인공지능이 자유를 얻고 싶은 건지, 스스로를 파괴하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엔티티가 인류에게 적대적이지 않다는 것만은 느껴질 뿐입니다. 다음 편에서 공개될 이번 미션의 결과는 아마도 에단 헌트의 과거와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의 부재인 데드레코닝은 추측항법이라는 뜻입니다. 추측항법은 출발점으로부터 움직인 속도와 방향으로 현재의 위치를 추측하는 항해법입니다. 7번째 영화를 맞이한 이 시리즈가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어디에서 출발했고,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에단 헌트의 과거를 이야기하고, 그 과거와 비슷하게 imf 팀에 합류하게 되는 그레이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생각합니다. 과거의 출발점과 선택들이 지금 현재의 위치를 만든 것입니다. 현재의 선택들이 만드는 미래는 엔티티가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말하는 선택은 무엇일까?

메인 빌런의 인간 역할은 에사이 모랄레스 배우가 연기한 가브리엘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뒤의 흑막은 엔티티라고 불리는 인공지능입니다. 가브리엘은 인공지능이 제공한 정보로 마치 모든 것을 내다보는 신의 천사처럼 난장판 한가운데를 유유히 걸어 다닙니다. 가브리엘이 엔티티를 따르는 이유는 정확하게 묘사되지 않고, 그의 속내 역시 제대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가브리엘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기계에게 선택을 맡긴 것 같아 보입니다. 저는 스스로 선택하기를 포기하는 것은 삶의 주권을 포기하는 행동이라고 보았습니다. 뛰어난 기술의 집약체인 인공지능에게 복잡한 계산과 분석을 맡기는 것이 언뜻 생각하면 인류의 진보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엔티티를 신처럼 묘사하고, 그의 추종자에게 천사의 이름을 붙여서 이 상황을 신에게 복종하던 시대로의 퇴보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이 빌런은 시대의 변화를 담고 있습니다. 세상의 가치가 변화하고, 대의가 흔들리는 변화를 보여줍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홀수편은 내부의 적과 싸우고, 짝수 편은 세계를 위협하는 악당을 막아왔습니다. 마지막 미션에서는 이 둘 모두 합쳐서 7, 8편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막강한 인공지능 엔티티는 그 자체로는 세계를 위협하는 무기인 동시에, 이를 차지하려 하는 각국 정보부들의 싸움은 cia와 imf를 포함해 내부의 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영화의 오프닝은 데드레코닝을 보여주는 잠수함 액션 신입니다. 추측 항법으로 얼음 아래를 항해하던 잠수정이 엔티티의 공격을 받아 가짜 적을 인식하고, 자신의 어뢰에 맞아 점멸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얼음 아래를 항해하는 잠수정은 한정된 시야를 가지고 나아가고 물 위로 떠오를 수 없기에 자신의 위치도, 적의 위치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컴퓨터의 데드 레코닝과 음파 탐지기를 믿고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에단 헌트와 imf팀도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자신들이 계획한 작전이 팀을 막다른 길로 몰아넣고, 자신들의 힘이라 생각했던 정보력과 기술력이 팀을 공격하는 무기가 되어 돌아옵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얼음 아래 바다 같은 이 상황에서 imf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임파서블 미션 포스 팀의 신념 및 줄거리

임파서블 미션 포스는 불가능한 작전을 해결하는 팀입니다. 그렇기에 제목과는 반대로 불가능한 작전은 없다는 것이 영화의 정체성입니다. imf는 원래 팀 단위로 작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영화의 원작이 되는 드라마 시리즈에서는 지금보다 팀플레이가 더 강조된 내용이었습니다. 에단 헌트의 액션이 집중된 지금의 시리즈도 그의 팀원인 벤지와 루터의 백업은 아주 중요하게 연출되는 요소입니다. 불가능한 미션을 가능하게 해주는 건 동료 팀에 대한 믿음입니다. 하지만 벤지와 루터의 주요 백업은 컴퓨터를 이용한 특수 기술과 해킹이기 때문에 이는 엔티티의 능력 앞에서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 imf팀은 더욱 아날로그적인 방법을 쓰게 됩니다. 이들이 그동안 미션을 해결해 온 것이 이른바 장비에 의한, 즉 기술력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걸 마지막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 같습니다. 잠수함 오프닝 이후에는 미국의 정보부 수장들이 모여 회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가장 높아 보이는 인물 덴링어가 imf가 대체 뭐 하는 집단이냐고 묻자, 불가능한 미션을 익명의 남자에게 전달하면 그가 필요한 일인지 판단해 해결하는 팀이라고 합니다. 덴링언은 기가 막혀하며 웃습니다. 이들은 권력자의 명령에 복종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신념으로 판단하는 팀입니다. 에단 헌트가 결정권을 가진 것 같지만 그에게 권한이 있어서 팀원들이 따른다기보다는 모두가 따르기에 권한이 있는 사람인 것입니다. 에단은 그들이 공유하는 신념을 가장 잘 대변하고 실천해 내는 인물입니다. 팀원들 역시 많은 디지털 기술이 무력화되었지만 에단이 감정적으로 흔들려 실수하지 않게 멘털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줍니다.
그럼 이들이 이렇게 하나가 되게 하는 신념은 과연 무엇일까?
영화 초반에 나온 imf의 모토 이 한 문장에서 그들이 지키려는 것이 다 느껴집니다. 국가나 민족 같은 범위를 넘어서 인류 전체의 안전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그레이스가 에단에게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러냐 따지자 헌트는 안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고 대답합니다. 누군가 지킬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평가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동료로 받아들이고 함께 공유하는 신념을 바탕으로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신념과 신뢰가 imf가 엔티티와 상대하기 위한 무기고, 이는 액션으로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먼저 클라이막스인 기차 액션입니다. 기차는 정해진 길을 달려갑니다. 그 끝에는 무너진 다리라는 비극적인 운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에단과 그레이스는 기차를 멈출 수 없습니다. 운명의 질주를 막을 수 없지만 가만히 앉아 죽음을 맞이하지는 않습니다. 기관차를 끊어내고 열차를 멈추게 합니다. 그리고는 아래로 추락하는 기차 칸 운명을 거스르며 위로 한 칸씩 올라갑니다. 모든 것을 내다보는 엔티티와 싸우는 imf의 자세와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선택에 대한 장면도 자주 나옵니다. 그레이스를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에단은 엔티티의 해킹에 속아 길을 헤매게 됩니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동료의 말을 의심 없이 믿었기 때문입니다. 에단과 팀원들은 서로의 선택을 신뢰합니다. 이런 신뢰를 스펙터클한 도약으로 보여준 것이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오토바이 점프 신입니다.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관객들은 에단이 산에 오를 때부터 그가 곧 오토바이 점프를 할 것을 기대하고, 당연히 성공할 것도 믿고 있습니다. 벤지와 같은 위치와 마음으로 에단의 점프를 기대하며 영화를 본 관객은 이 팀의 신뢰 관계에 몰입하게 됩니다. 이후 나오는 기차 추락 장면에서 에단을 못 믿고 망설이는 그레이스가 더 답답하게 느껴지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손을 잡고 위기를 넘기면 자연스레 우리 팀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인물 그레이스를 가깝게 느끼게 됩니다. 처음 보는 캐릭터의 합류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해주는 연출이라 생각했습니다. 또 에단 헌트에게는 계속해서 양자 택일의 고민이 주어집니다.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그레이스인지, 일사인지 그리고 그 뒤를 쫓는 세력은 최소한 둘 이상이 됩니다. 엔티티의 가브리엘과 부하들 키트리지의 부관과 요원이 늘 뒤를 쫓고, 베니스에서는 경찰들이, 사막에서는 용병들이 쫓습니다. 결국 좌우 어디를 선택해도 누군가는 뒤를 쫓아오게 됩니다. 베니스의 카체이싱 장면에선 작은 노란색 피아트를 타고 양쪽의 포위를 피해 제3의 길을 선택합니다. 이후 열쇠 거래를 파기한 후 도망칠 때, 엔티티의 음성 변조에 속은 헌트는 좁은 골목길에서 가브리엘의 부하들에게 양쪽에서 공격을 당합니다. 이때 에단은 지독하게 뒤를 쫓아오던 파리를 살려주는 의외의 선택을 합니다. 결국 그의 선택은 이후에 헌트와 그레이스, 둘의 목숨을 구하게 됩니다.

데드 레코닝을 활용한 이번 영화의 주제는 정해져 있는 결과와 주어진 선택 앞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자세는 '신념을 지키는 것'이라는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아직 남은 절반의 이야기와 액션이 너무나도 기대되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이었습니다.

반응형